사형당한 오빠, 다른 여자와 약혼한 옛 애인이자 직장 동료인 의사. 주인공 영실은 자신에게 큰 존재였던 두 남자를 모두 떠나보냈다.
오빠의 사형소식을 어머니에게 전해야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빠! 어머님께 뭐라고 하라우! 이때까지는 속여왔지만 이제는 뭐라고……'
“어젯밤 꿈에 네 오빠가 왔기에 오늘은 무슨 소식이 있는가 해서…소식 없니.”
오빠의 소식을 묻는 어머니. 괴로운 영실. 그는 이 현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
작가 강경애는 1907년 4월 20일 황해도 송화에서 태어났다. 5세 때인 1911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개가한 어머니와 7세 때 장연(長淵)으로 이주했다.
1921년 형부의 도움으로 평양 숭의여학교에 입학했으나 동맹휴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1923년 퇴학 처분을 받았다. 같은 해 문학강연회를 계기로 양주동(梁柱東)과 만났고, 이듬해 서울에 함께 올라와 동덕여학교 3학년에 편입, 1년간 공부했다. 이 무렵 그녀의 문학적 재능을 높이 평가한 양주동과 사귀었으나 곧 헤어졌다.
1924년 9월 고향으로 돌아와 야학운동과 신간회 등 여러 사회운동에 참여했다.
1931년 간도를 여행하고 귀국한 후 작품 활동을 했다. 같은 해 조선일보 ‘부인문예’란에 소설 ‘파금’을 발표, 문단에 등단했다. 장하일과 결혼해 다시 간도로 이주한 강경애는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안수길(安壽吉), 박영준(朴榮濬) 등과 함께 동인지 ‘북향(北鄕)’에 참여했다.
1939년에는 조선일보 간도 지국장을 지냈고, 이듬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1942년 남편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이듬해 사망했다.